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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5월 15일 토요일

答詩

 
스칸디나비아와 독일 나치와의 전투는 단 하루만에 끝이 났단다. 북해에 묻어놓은 잠수함 한척이 밭은 숨을 내쉬며 독일 잠수함에 의해 짓이겨지고 독일의 공군기가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늘어뜨린 혓바닥 끝마디를 살짝 물려는 찰나에 스웨덴의 짱은 사나이답게 소리쳐 말했다. "내가 졌다. 그만해라"

그러고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시민들은 전쟁이란 소리에 뒷주머니에 꽂아넣었던 하이데거의 책을 다시 꺼내들었다. 2차대전이 종결되고 하이데거가 나치와 어울려 놀았다는 얘기가 전해졌지만 그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내가 머물러 있는 시간에 내가 존재할뿐이라고 그가 말하지 않았던가 하이데거 그 녀석도 그랬겠지. 형이상학의 언어를 아무리 내뿜고 서로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들로 잘난체해도 결국 하루 한시간 일광욕할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면 그게 바로 수용소보다 못한 삶이지. 폴란드에 있는 어느 수용소에서는 일광욕이라도 시켜줬다더라.

오늘처럼 흐린 서울하늘이라면 일광욕마저도 용이치는 않겠군. 박물관 뒷마당에서 젖가슴내놓고 햇볕 쪼이던 아가씨의 선글라스에 가려졌던 얼굴이 다시금 궁금해 지는군.

신동엽 시인의 散文詩1 에 대한 答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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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5월 8일 토요일

엔디미온



루브르에 갔을 때였어.

이 그림에 매료되어 한참을 바닥에 주저앉아 자리를 뜰 줄 몰랐지.

그 후로 본머스에 돌아가 도서관을 뒤졌지만 찾아내지 못했거든.

한국에 돌아온 후 인터넷을 통해 루브르를 다시 찾아가 이 그림을 발견했어.

평온한 엔디미온의 얼굴과 장난기 어린 요정, 그리고 신화가 말해주는 엔디미온의 삶 때문에 더욱 애착이 가게되는 것 같아.

Anne-Louis GIRODET DE ROUSSY-TRIOSON
Montagis (Loiret), 1767 - Paris, 1824

Endymion. Effet de lune, dit aussi Le Sommeil d'Endymion
Salons de 1793 et de 1814
H. : 1,98 m. ; L. : 2,61 m.

Zéphire écarte une branche de feuillage pour permettre à la lune (Séléné ou Diane) d'approcher le berger Endymion dont elle est éprise. Peinte à Rome en 1791, l'oeuvre emprunte à l'Italie le clair-obscur, le "sfumato'' vaporeux du Corrège et la grâce acide des Amours de Bronzino, mais l'éclairage lunaire, l'effet mystérieux et irréel appartiennent à une sensibilité nouvelle (dont Prud'hon est le meilleur représentant), qui s'écarte délibérement de David.
Acquis en 1818
Département des Peintures INV. 4935

from
http://cartelen.louvre.fr/cartelen/visite?srv=car_not_frame&idNotice=22511

지로데는 역사 관련 그림을 많이 그렸던 다비드의 생도였는데,

그는 초록 달빛 속에 목욕하는 암수동체의 "잠자는 엔디미온" 이라는

제목의 작품을 비범한 솜씨로 제작하여 1789년 Prix de Rome償을 받았다.

지로데는 수많은 초상화를 제작하였고 여러 편의 대형 작곡도 시도했으나 미적 주제에 관한 고답적 시로 지칭되는 詩作을 위해 1812년 그림을 포기하고 만다.


신화속의 엔디미온은 라트모스 산 위에서 양을 기르는 아름다운 청년이었다.

어느 조용하고 청명한 밤,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가 인간세상을 내려다보니, 잠자고 있는 이 젊은이가 눈에 띄었다.

처녀 신의 차가운 심장은 그의 뛰어난 아름다움에 곧바로 매료되었다.

여신은 그에게 내려와 키스세례를 퍼붓고 잠들어 있는 동안 그를 지켜주었다.

또다른 전설에 의하면, 제우스가 그에게 영원한 청춘과 영원한 잠을 주었다고 하나 그에 관한 이야기는 극히 적다.

아르테미스는 그가 잠든 사이 그의 재산이 손실되지 않게 돌보아 주었다고 한다.

즉, 그의 양떼가 자유롭게 풀을 뜯고 번식할 수 있도록 해 주었고, 야수로부터 지켜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