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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30일 일요일

2006.07.30

 

 

신의 전령을 자임하는 자들의 노력에 비하면

신은 정말 게으르다

 

 

2006년 7월 28일 금요일

Crash [2006년 7월 세째주]



의심의 여지가 없는 습성들이 있다.

고양이와 개는 앙숙이고
원숭이는 물을 싫어한다.


한국인과 일본인,
영국인과 독일인은 전통의 숙적이고,
미국사회에서 흑인은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를 제외하면 대부분 밑바닥 인생이다.

영화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습성들의
예외적 상황들을 담아내고 있다.
마치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어미를 잃은 고양이와 자식을 잃은 개가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감동의 이야기처럼,
또는 절대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떠나간 연인이 돌아오는 이야기처럼.

영화속 인물들은
영화가 다루고 있는 이틀의 시간동안
관계속에서 서로 부딪혀가며

관계적 습성들과 상반된 경험들을 하게된다.

영화를 통해 일순간일지라도 확신하게 되는 긍정의 힘,
개연성에 대한 의심을 전혀 일으킬 수 없을만큼

완벽하게 구성된 픽션
이것들이 영화가 주는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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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드밀 위에서 시속 4Km의 속력으로 느끼는
영화의 감동에 점점 익숙해져 가고 있다.

또 하나,

영화의 제목 'crash'와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The Clash of Civilizations and the
Remaking of World Order)'에 사용되는
'clash'는 다음과 같이 다르다.

clash : 충돌이라는 표현으로도 쓰지만 보통 추상적인 것에 적용.
예를 들어, 의견의 충돌이라든지, 옷을 못 입었을 때 색깔의 충돌이라든지..
crash : 큰 물체간에 또는 사람이 something or someone에 물리적으로 충돌한 경우

2006년 7월 26일 수요일

이온 플럭스&울트라 바이올렛 [2006년 7월 둘째주]

 

 

다음 괄호안에 알맞은 단어를 채워넣으시오.

인류 - 미래 - 질병 - 치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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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뜬금없나? 그럼 이건 어떤가?

다음의 괄호안에 공통된 한 단어를 채워넣으시오.

인류 - 미래 - 기아 - 식량 - (    )
인류 - 미래 - 에너지 고갈 - 석유 - (    )
인류 - 미래 - 기상이변 - shelter - (    )
인류 - 미래 - 해수범람 - 육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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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 바이올렛'과 '이온 플럭스'
이 두 영화의 공통된 모티브는

1. 인류는 질병으로 인해 위기를 맞을 것이다.
2.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집단이 권력을 갖게 된다.
3. 그 권력의 속성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
4. 그 권력에 대항하는 세력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들은

우리 주변에 늘 있어왔던 것들이고
그것은 권력의 문제를 야기하는 일이 많다.

그래서 난 주저함없이

Alocation of Scarce Resources를 말한

David Easton 아저씨를 '정치학의 형'뻘은 될만한 학자로

평가하고 싶은거다.

 

영화속에서 표현되는 권력의 속성이 선과 악을 넘나들고,

주인공 역시 자신이 속한 집단과 자신의 속성에 대해

고민을 하게되는 일이 빈번해지는 것은

포스트모더니즘에 뿌리를 두고 있으나

실존에 대한 19세기의 질문으로의 회기를 의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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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음과 같은 예외도 있다.

 

인류 - 미래 - 외계인 - 협상 - ( 미국 )
인류 - 미래 - 외계인 - 대항 - ( 미국 )

 

이래서.. 미국은

절대 놓을 수 없는 우리의 우방이어야 한다.

 

외계인이 침략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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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된 모티브가 또 있다.. 인류의 운명은 여자와 아이(출산)에 달려있다.

인류는 다시 모계사회를 지향해가고 있다.

 

 

2006년 7월 16일 일요일

왕의 남자 [2006.07 첫째주]

 

 

『패황후 공비애사』.. 연산의 어머니 패비윤씨에 대해 기록된 책..

을 넘겨받고 갈등하는 장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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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광대들의 불행은

누군가를 웃겨야 한다는 목적의식을 갖게 되면서 시작되었다.

 

처음 왕을 가지고 놀때만 해도

크게 한번 놀고 배불리먹자는 의도였지만,

 

곤장을 덜 맞기 위해
왕의 앞에서 왕을 웃게 해야 했고,
신하들을 가지고 놀면
신하들이 웃을까 해서 그리 했지만
뭔가 일이 크게 잘못되어 간다.

 

"이 책대로 놀면 누가 웃는 겁니까"

 

장생(감우성)의 물음에 처선(장항선)이 답한다.


"왕의 광대들이니까 왕을 웃겨야지."

 

두 사람간의 이 대화를 통해
영화 전체를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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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광대 이야기의 소재는

아이러니한 상황 연출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자아낸다.

영화 선물에서 아내를 위한
눈물의 개그 연기를 했던 이정재의 경우처럼
광대라는 존재가 갖는 사회적으로 규정된 역할행동은
자아와 충돌하고 왜곡되어 표현됨으로써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관객이 동의하게끔 만든다.

 

2. 극을 통해 관객이 연산이라는 인물에 대해
논리적으로 획득할 수 있었던 정보는
"개인의 특수한 경험을 바탕으로

동성애와 정신이상의 성향을 갖게된 폭군"이었지만,
이 정보들은 정서적 정화 과정을 거쳐
"인간적 고뇌를 가진 불행한 왕"으로 각인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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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길게는 얘기할 거 없고
영화 밖에서 한가지를 덧붙이자면

해방 이후 전현직 정치인을 통틀어
정서적 정화 과정을 거쳐

정치인에서 인간으로 거듭난 대표적인 사례가

노무현과 박정희에게서 발견된다.


갈등의 골이 깊어가는 이유는

이 두 정치인에게서 인간의 모습을 발견한

두 개의 그룹이 교집합이 공집합인 상태에서

힘의 균형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두 그룹 중 한쪽이 웃으면 다른 쪽에선 시련이 된다.

그리고 그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므로

문제상황인양 확대해석해서는 안된다.

그냥 재미있게 관람하면 된다.

 

극에 몰입한 나머지 연산처럼

극중에 뛰어들면 미친거다.

 

 

2006년 7월 5일 수요일

하프라이트 [2006.06 마지막주]

 

 


 

반전 스릴러를 만들어야 한다는

로젠버그 감독의 강박증이 영화를 훼손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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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적 사고로 우주와 지구의 탄생으로까지

사고를 확대했던 그가 결국 풀 수 없었던 문제는

최초의 기원이었다.

 

우주를 생성시킨 최초의 먼지 한 알갱이는 어디에서 왔으며

그것은 어떻게 운동을 시작했는지

 

그가 택한 결론은 먼지 이전에 누군가 있었고

그가 그 먼지를 건드렸다는 것이었다.

 

스스로를 설득시키지 못했던 사고의 한계가

결국 '헤겔의 관념론'과

'독일의 유신론적 관념철학'의 탄생 배경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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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면서 10년도 더 된 철학 세미나를

떠올렸던 이유는

로젠버그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완성도가 떨어지는 구성상의 허점을

이렇듯 관념론적 허상들로 채우기를 강요당했기 때문이었다.

 

죽은 앵거스의 존재, 죽은 토마스의 존재를 인정하는 순간

서스펜스의 가치는 하락되고

반전을 위한 모든 복선들은 억지가 되어버렸다.  

 

하나 더) 어쩌다가 데미무어의 아들 이름은 토마스일까..

박준형.. 개콘.. 토마스 이리 오렴 --;;

 

하나 더) 우리나라 휴대폰이 세계시장에서 주목받고 나서부터

영화상의 휴대폰을 유심히 보는 버릇이 생겼다..

데미무어가 쓰는 폰은 애니콜 슬라이드 e170 '일명 애슬이'

6개월만에 잃어버린 나도 옛날 폰^^

 

 

2006년 7월 1일 토요일

16 Blocks [2006.06 마지막주]

 
 


베리 화이트가 타이어 도둑이었음을 말해주기 위해

에디는 인질들이 모두 빠져나간 버스로 되돌아온다.

(덩치가 산만해가지고는 고작 타이어 도둑이었다니..)


베리 화이트뿐만 아니라..

개과천선한 스타들의 이름을 나열하며

people can change를 주장하는 에디.

증언을 위해 감수했던 생사의 고비들을 방금 빠져나와

상황 끝~ 을 향해 치닫던 스토리는

에디의 위험한 귀환으로 급반전한다.

 

죄인들을 수없이 다루어 온 베테랑 형사 잭에게

people can change를 증명해보이기 위해서,

아니 그보다는 그것이 삶의 진실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때로 진실에 집착해 어리석은 짓들을 감행한다.

할 말을 다못하면 눈물이 난다는 이문세의 노래에서처럼,
영화 '강력3반'에서 강아지 뺑소니범을 검거하기 위해

범죄조직의 중심부로 뛰어든 남상미처럼,
독일 월드컵 스위스전에서의 석연찮은 판정에

FIFA 게시판을 찾은 한국의 네티즌처럼

 

아이러니하게도 이 지구상에서의 삶의 진실은,

진실에 집착하고 다가갈수록,

그것은 다가간만큼 멀어져 간다는 것이다.

 

손 끝에서 맛본 찰나의 진실에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한다.

 

 

# 감상포인트)

영화 '사선에서'의 클린트이스트 우드의 연기를 연상시키는

원로 배우 브루스 윌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