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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16일 금요일

2007.11.16 금

프리젠테이션의 문서 작성은 요리와 같다고 한다. (CJ 김영석 소장)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받고 식재료를 모으고 이것을 요리해 고객 앞에 내놓는 것이다. 훌륭한 비유이다.

 

오늘의 실패를 점검해 볼까?

 

주문을 제대로 받았나?


고객은 대전의 사업지라는 사실만 이야기해줬고, 어느 사업지냐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난 일반에서 출발했다.

 

문제점) 어느 사업지인지를 밝히지 않았지만 그 사업지의 성격에 대해서 추가질문을 했어야 했다. 가령, 경쟁구도는? 경쟁의 양상은? 고객에 대한 우호 정도는? 사업지만의 특징적 현안은?
내가 궁극적으로 궁금해 했어야 한 것은, 어느(which) 사업지이냐라는 질문의 궁극적인 의도인 어떤(what kind of) 사업지인지 였다.
물론 나의 이 모든 질문에 전혀 답을 해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고객 역시 나 못지 않게 훌륭한 요리를 맛보고 싶어한다는 점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아무 거나 맛있는 음식을 가져오라는 고객에게 고객이 원하는 음식이 국물인지, 튀김인지, 볶음인지 혹은 고기를 좋아하는지, 고기 중에서도 닭인지 돼지인지 소인지를 묻지 않는 요리사는 고객을 감동시킬 수 없다.

2007년 10월 30일 화요일

Be duty free or not [Civic duty]

 

civic or civil


굳이 civic을 쓴 이유를 영화에서 찾으려 들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우리 말로 읽을 때 '씨빅 듀티', 이렇게 읽는 게
'씨빌(ㅠㅠ;) 듀티'라고 읽는 것 보다 조금 더 진지하고 공적으로 들린다. (실제로 영어에서도 그렇단다.)
혹시 감독(제프 렌프로)이 한국어에 일가견이 있나??

 



duty for being educated 


비록, 교육제도의 질 자체는 그다지 높은 점수를 얻지는 못하지만
우리나라처럼 교육제도가 공적으로 제 역할을 다하는 나라도 드물다.
최저치의 문맹률의 명성에 걸맞게 우리 교육은,
햇살만큼 고르지는 못하지만, 햇살처럼 온 사회를 비추고 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여기서 내가 선택한 햇살이란 표현의 의도는,
따사롭게 대지를 비추는 햇살보다는
강한 자외선으로 세상을 정화시키는 멸균·살균의 햇살에 더 가깝다.

 


civil duty for civil right


대체 이 '의무'(duty)라는 게 어디서부터 생겨났는지를 더듬어 보면
조금 역겨워진다.
국가란 것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한 가정에 따라
권리와 의무의 크기와 범주는 달라지지만
한가지 공통적인 것은
개인의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개인에게 의무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안전하고자 하면 타인의 안전을 보장해야 하고.
내가 공공의 혜택을 받고자 하면, 그 혜택에 준하는 보상을 해야하는 것이다.

 


civil duty for public right


권력은 유기체적 속성을 지녀서 스스로의 권리를 만들어 내고,
그 권리를 위해 개인에게 의무를 부여하기도 한다.
권력 존속을 위한 가치관과 행동양식을 주입하기 위해 의무교육을 강요하거나 사회 안전을 위한 개인의 행동양식을 법적으로 규정한다.
불순분자 [不純分子], 거동수상자[擧動殊常子]처럼
공동체와 다른 사고, 다른 행동을 감시하고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고,
그 최상위에는 국가보안법이 있다. 

 


one's duty for the other's right


봉건 영주가 가졌다는 '초야권'처럼
권력의 권리를 위한 시민의 의무도 생겨났다.
즉, 누군가의 의무는 다른 누군가의 권리를 의미하게 된다.
국회안에서는 누군지도 모르는 누군가의 품위 유지를 위해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사회적으로 약자인 노인을 보호하는 자발적 덕성이 '장유유서'라는 윤(倫)으로 제도화된 사회도 있다.
참으로 맹자적 발상이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 참인데,
벌써 지쳤다. 오랜만에 쓰는 글이라..
그냥 영화를 보시라!
당신에게 부여된 권리와 의무들을 손꼽아보면서.

 


ps) 반전도 있다.
개인적으로 사족이라 생각되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꽤 흥미롭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겠다. 

 

 


2007년 10월 8일 월요일

2007년 5월 24일 목요일

비와 노동

 

 

 

 

 

미국에서 온 지은이를 위해 서울 투어를 떠났으나, 하필이면 길고 긴 비

 

막히고 더웠던 서울시내였지만,

 

종로의 국세청 건물을 무심코 찍었다가 오늘에서야 발견했다.

비오는 휴일인데도 건물 유리창에 매달려 창을 닦는 손길..

노동은 감동이다.. originally..

 

 

2007년 5월 3일 목요일

해설서가 필요한 영화1 [마지막 날들]

 

 

평론가나 해설가의 글을 읽지 않는 습성을
고수했더라면 구스 반 산트의 '마지막 날들'에 대해
이런 질문이 계속됐을 것이다.

 

1. 도대체 누가 블레이크야?
주인공 블레이크역을 맡은 마이클 피트는
좀처럼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
영화 내내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있거나
우스꽝스러울만큼 큰 썬글라스를 쓰고 널부러져 있다.
동료들이 블레이크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다면
끝끝내 누가 죽었는지조차 몰랐을게다.

 

2. 이 음산한 음악의 정체는?
벨벳언더그라운드의 곡을 비롯해
정체 모를 가사 미완성의 곡.. 기타 등등,
등장인물들의 음악을 통해

그리고 일본에서의 공연중 에피소드 등을 통해
이들이 음악하는 애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곧 세상이 끝날 것만 같은 이 전율의 음악은
대체 무얼 말하고 있는걸까?

 

3. 대체 감독은 무얼 말하고 싶은게지?
숲속에서 벌거벗은채 깨어난 젊은 이가 어느 집에 들어가

마치 자신의 집인양 이곳 저곳을 누비는데,

어라, 이 집에 있는 사람들은 얘를 아는가보네?
친구들과 노래에 대한 얘기를 하고
노래를 하고 방문객을 맞이하고
뜬금없는 대화들이 지속되더니
죽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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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해설이 내게 준 정보는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을 추모하는
구스 반 산트의 영화라는 것이었다.

순간 아! 알고 봤으면 재미있게 봤을 영화를..
이라고 생각할려다가 급격히 한발 물러섰다.
다시 봐도 지루할 것임에 틀림없다.

 

역시 누구의 인생이냐가 아니라
어떤 인생이냐가 중요하다.

커트 코베인을 추모하는 영화임을 몰랐다 한들,
영화가 의도하고자 했던 메세지는 충분히 다가온다.

 

지루한 날들 속에 옐로우 페이지 판촉사원이나
여호와 증인류의 '방문전도원'(써놓고 나니 그럴듯 하군..
앞으론 걔네들을 이렇게 불러줘야 겠다)에도
귀를 기울인다.

 

삶은 불만에 차 있고 같은 공간안에서도 대화는 단절되어있다.
마지막 날을 재촉하듯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격리시키고
마침내는 아무도 모르게 혼자 외진 곳에서
삶을 마감하는 외로운 블레이크의 삶은
그가 굳이 커트 코베인이 아닐지라도
딱하다. 

 

대중음악의 최정상에 서 있는 커트 코베인의
마지막 날들이라고 보기엔 지나치게 감정이 탈색되고

의미 없는 일상으로 가득채워 놓았다.
그래서 구스 반 산트가 그린 블레이크는
참 딱하다.

 

구스 반 산트는 '엘리펀트'에서도
사실에 기반해 스토리를 재구성해냈다.
카메라는 아주 담담히
주인공이 벌이는 일들을 뒤따라 다니며
아무 여과없이 관객에게 보여주었다.
'조승희 사건'이전 미국내 가장 큰 총기 살인 사건을 다룬

그의 영화에서 '살인'은 너무 건조하고 감정없이 벌어져서
관객을 충격에 빠뜨렸다.

 

설명적이지 않아 더욱 잔인한 '살인'
설명적이지 않아 더욱 지루한 '죽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스 반 산트의 영화는
약간의 설명이 곁들여질때
조금 더 영화다워지는게 사실이다.

해설서가 필요한 영화2 [사랑해, 파리

 

 

스무명의 감독이 각 5분씩 파리의 요소들 중 하나를 선택해 자신의 스타일로 만들어낸 파리에 관한 20편의 이야기.
각 감독의 대표작들을 상기하며 볼 때 어마어마한 즐거움을 얻게 된다.


 # 몽마르뜨 언덕_브뤼노 포달리데 <검은 옷의 부인의 내음> 몽마르뜨 좁은 골목에서 주차하던 남자, 운명의 여자를 만나다!

 

 # 세느 강변_거린더 차다 <슈팅 라이크 베컴> 세느 강변에서 헌팅하던 프랑스 소년, 이슬람 소녀에게 마음을 빼앗기다!

 

 # 마레 지구_구스 반 산트 <굿 윌 헌팅><엘리펀트> 프랑스 게이 청년, 불어가 서툰 미국 청년에게 사랑을 느끼다!

 

 # 튈르리 역_조엘 & 에단 코엔 <파고> 소심한 미국인 관광객, 관광 가이드북에서 파리의 현실을 온몸으로 배우다!

 

 # 16구역_월터 살레스&다니엘라 토마스 <중앙역><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젊은 이민자 여성, 자신의 아기는 보육원에 맡기고 다른 아이를 돌보게 되다!

 

 # 차이나타운_크리스토퍼 도일 <중경삼림><화양연화><2046> 촬영 - 중년의 세일즈맨, 과격한 차이나타운 미장원 원장과 치명적 사랑에 빠지다!

 

 # 바스티유_이자벨 코이셋 <나 없는 내 인생> - 이혼을 선언하려던 남편, 부인의 백혈병 선고로 다시 터닝포인트를 맞이하다!

 

 # 빅토아르 광장_스와 노부히로 - 죽은 아들을 그리워하던 여자, 카우보이의 도움으로 아들과 마지막 만남을 갖다!

 

 # 에펠 탑_실뱅 쇼메 <벨빌의 세 쌍둥이> - 외로운 마임 아티스트, 유치장에서 소울메이트를 맞닥뜨리다!

 

 # 몽소 공원_알폰소 쿠아론 <위대한 유산><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 중년의 아버지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된 딸과 인생을 논하다!

 

 # 앙팡 루즈 구역_올리비에 아사야스 <클린> - 미국인 여배우, 무심한 듯 상냥한 마약 딜러에게 묘하게 끌리다!

 

 # 축제 광장_올리버 슈미츠 <하이잭 스토리> - 총상 입은 흑인 남자, 죽음의 순간 응급구조원 소녀에게 커피를 권하다!

 

 # 피갈 거리_리처드 라그라베네즈 <키스> - 애정 식은 중년부부, 파리의 홍등가에서 섹시한 러브게임을 시작하다!

 

 # 마들렌느 구역_빈센조 나탈리 <큐브><싸이퍼> - 미국인 관광객, 아름다운 뱀파이어에게 마음도 피도 모두 뺏겨버리다!

 

 # 페르 라셰즈 공동묘지_웨스 크레이븐 <스크림><나이트 플라이트> - 유머감각 없는 까칠한 남편, 오스카 와일드의 유령에게 한 수 배우다!

 

 # 생 드니 외곽_톰 티크베어 <롤라 런> - 아름다운 미국인 배우 지망생과 시각장애인의 거짓말 같은 사랑!

 

 # 라탱 구역_프레데릭 오뷔르탱&제라르 드파르디유 <연못 위의 다리> - 위기의 부부, 이혼의 순간 지나간 사랑을 회상하다!

 

 # 14구역_알렉산더 페인 <어바웃 슈미트><사이드웨이> - 무료한 일상을 탈출한 미국인 주부, 낭만의 도시 파리와 사랑에 빠지다!

2007년 4월 12일 목요일

봄비

 

 

사람들은 봄을 타고

여름은 사람을 태운다

 

초록은 가을에 타고

겨울은 긴 밤을 태운다

 

벚꽃이 만발할 때를

매해 기다려주는 봄비가 기특하다 했더니

올해는 이르다

 

못마땅한 낮빛으로 상춘객을 꼰아 보는

내 심사를 하늘에 들켰나 싶어 뜨끔하다

 

그러게 진작 내가 찜한 것들을 가져가지 말았어야지

 

남은 봄을 타볼까 하다가

여름 내내 탈텐데, 가을에도 탈텐데

겨울에도 탈텐데
 
엄두가 나질 않는다

 

2007년 3월 6일 화요일

2007.03.06

 

 

considering..

 

철 들지 않는다는 것

 = 과거의 습성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

you can not escape from what you used to 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