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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28일 수요일

신민아를 찾아라

 

 

오랜만에 모교인 중앙대에 갔다가

중앙도서관에서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를 촬영 중인 신민아를 봤다.

 

사진을 찍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에잇 모르겠다' 하고 휴대폰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는데,

뒤에서 스탭 중 한 분이 "사진 찍으시면 안돼요" 하고 제지하더군.

 

그런데, 촬영된 사진을 보니..

신민아는 어디에 있는지..

 

자, 어디 한번 찾아보자.. ㅋㅋ

 

 

 

 

다 알겠지만, 클릭하면 크게도 볼 수 있다..

 

참.. 찍을 땐 몰랐는데, 사진 속에 이승기도 있다더라 ㅋㅋ

 

 

 

2010년 7월 26일 월요일

6차 라이딩(10.07.25)

 

 

 

최근 주말마다 비가 왔다는 핑계와, 이것저것 복잡한 머릿속을 핑계로 자전거를 타지 않았다.

다행히 자기합리화가 좀 더 능수능란해졌는지, 과거 '에쿠우스' 연극에서처럼 런닝머신이 나에게 달려드는 꿈을 꾸지는 않았다.

(7년전쯤 런닝머신이라 불리는 트래드밀을 사다놓고 집에서 틈날 때마다 운동을 했던 적이 있었다. 운동을 거르고 퍼져누워 낮잠을 자노라면 '에쿠우스' 연극에서의 말 형상을 한 트래드밀이 나를 공격하는 꿈을 꾸곤 했다. 그래서 결국 트래드밀을 방에서 치워버린..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마지막 라이딩에서는 술이 덜깬 상태에서 나섰다가 선유도에서 회항을 했다. 불편한 호흡이 뱃속의 불편함을 가중시켰고, 공중 식수대에서 물을 배불리채웠다가 결국 모두 쏟아냈다. ㅜㅜ 집에 돌아와서 술이 깨있더라는 것이 그날의 유일한 수확이었다.

 

 

목요일, 히릿과의 막걸리, 금요일 현희와의 막걸리, 토요일 월미도에서 동언&봉신형과의 음주로 피로가 꽤나 누적된채 일요일 아침을 맞았다. 주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리고 다행히 토요일은 하루종일 쉬었지만, 오히려 토요일의 긴 휴식으로 몸이 더 치지는 느낌..

아무리 피곤해도 해만 뜨면 더이상 잠을 잘 수 없는 뼛속까지 밴 노예근성때문에 더이상의 수면을 포기한채 아침을 챙겨먹고 침대 위에서 공중파와 케이블을 넘다들었다.

출발비디오 여행까지를 시청하고는 이렇게 나태한 스스로에게 징벌을 내려야겠다는 각오로 자전거에 올랐다.

 

 

오후 1:15 집에서 출발 ▶ 3:30 광진교 도착 ▶ 휴식 후 광진교에서 3:45 출발 ▶ 6:30 집 도착

 

 

 

 

주행 거리 : 왕복 87.2km (편도 43.6km)

주행시간 : 5시간

평균시속 : 17.4km/h

 

 

o 방화대교에서 광진교로 가는 길에는 가급적 스피드를 높였다. 워낙 땡볕이라 쉬고 싶은 마음도 생기지 않았고, 어서 빨리 도달하고픈 욕심이 앞섰다. 특히, 그늘, 내리막길, 곡선코스, 사람들의 시선이 많은 곳(ㅋㅋ) 등에서는 가급적 속도를 높였다. 자전거로 2시간 50분쯤 걸릴 거리를 2시간 15분만에 주파 ㅎㅎ

 

o 파워에이드 한병을 원샷하고 돌아오는 길에 체력이 바닥 났다. 여의도까지 오는 동안 2-3차례 휴식, 허벅지 근육이 쩍쩍 갈라지는게 느껴지더니, 차츰 하반신에 감각이 없어지는 느낌까지 왔다. 슬슬, 내일의 출근이 염려도 되고, 생식능력에 영향을 미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잠시 또 쉬어 다리 풀고 또 한병의 파워에이드 한병 원샷

 

o 집을 나설 때는 게으름에 대한 징벌이었지만, 돌아오는 길은 그리움에 대한 징벌이었다. 이렇게 속으로만 품다가 철인되겠다 ㅜㅜ

 

 

 

2010년 7월 22일 목요일

공무도하 by 김훈

 

 

 

 

 

시간 너머는 과거만은 아니다


그곳에서는 과거가 현재를 만나 재구성되고
현재가 과거를 통해 새롭게 해석된다

 

시간 너머로 향하는 쌍봉낙타가 선 자리로부터
인물들은 각각 일정 정도의 거리를 두고 나열해 있다

 

장터에서 고무신마저 구비한 탁웨이한 교수는 낙타와 이미 한 몸이 된 듯 하다

 

노목희는 동경하는 자이다

그녀의 깊은 몸은 닿을 수 없는 시간의 무한함을 간직하고 있다

 

문정수는 번번이 그 문턱에서 더 나아가기를 주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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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메모된 '공무도하'의 감상평을 발견했다.

이 감상평을 완성하지는 못할 것 같다.
강을 건너는 일 따위, 이제 안중에도 없다.


 

 

 

2010년 7월 19일 월요일

지방선거 평가와 당의 발전을 위한 제언

 

진보신당에서 1당원 1의견서를 요구했다.

열성적 당원은 아니지만, 컨설팅을 업으로 하는 당원으로서,

당을 위해 해주고픈 말이 있어 짧게나마 의견서를 제출했다.

내 글이 흩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블로깅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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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평가

▶ 당의 지방선거 성적표(광역의원 3인, 기초의원22인 당선, 정당득표 3.13% 등)에 대한 의견
: 성적표가 숫자에 치우쳐서는 안되겠지요?

창당 이후 지방의회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하긴 했네요. 게다가 정당득표만을 놓고 보면 정당지지율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소수정당이 정당지지율보다 높은 정당득표를 얻기는 쉽지 않아요.

오히려 이를 뛰어넘는 성적을 기대하는 것은 허황된 욕심에 지나지 않죠.

소수정당의 당원들조차 전략적 투표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의미에서 진보신당 당원들의 결집력이 상당히 강하다는 것은 확인했네요.

 

▶ 지방선거시기 당 후보의 완주, 혹은 중도사퇴 등 선거연합에 대한 의견(소위 반MB연대와 당의 독자성)
: 의견이 분분한 사안이었죠. 당원들에 의해 선출된 후보가 완주하는 것은 당과 당원들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겠죠.

우리의 후보들은 서울에서는 완주를, 경기도에서는 중도사퇴를 함으로써 선거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그 결과 하나는 우리의 손으로,  하나는 타인들의 손으로 상처를 입혔어요.

 

일부 후보는 당의 결정과 달리 독자적인 판단을 했다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데, 우리가 후보들을 선출할 당시의 당과 당원들이 고려했던 전략적 상황과 본선이 가까와지면서의 상황은 다르잖아요.

상황이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수개월 전의 결과에만 오로지 매달려 완주를 고집하는 것은 융통성이 떨어져요. 이렇게 되면, 결국 중도사퇴는 후보 개인의 몫이 되고 선거결과에 따라 후보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해요. 잔인한 일입니다.

 

당의 목표가 권력 획득입니다. 그리고 그 방법은 선거를 통합니다.

이 얘기는 만약 선거를 통해 권력을 획득하지 못하는 것이 명백한 상황이라면 얼마든지 차선책을 고려할 수 있다는 얘기도 됩니다. 선거연합을 통해 우리가 차선으로 선택할 수 있는 실리를 택하거나, 다음번에 우리가 권력을 획득하기 유리한 상황으로 만들지 못했다면, 그 선거에서 우리는 권력 획득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없어요.

 

 

당의 발전 전략

▶ 당에 제안합니다. 진보신당이 의회권력을 목표로 하는 정당이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의 사상과 행태의 세련미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국사회가 규정해놓은 골목대장식 승자독식 사고에 빠져 있어요. 대한민국 전체가 되었든, 서울시가 되었든, 어느 촌 동네의 군이 되었든 '장'이 되지 못하면 의미 없다고 생각해요.

의회도 권력입니다. 이번 경기도의회 출범과 동시에 지난 회기에서 다수당이었던 한나라당이 민주당 등 야당에 결국 과거의 권력 독식과 전횡에 사과를 했어요. 김문수와 처절한 싸움을 통해 야당이 패배했지만, 야당은 더 많은 심상정, 유시민, 김진표를 당선시켜 의회를 장악했어요.

지자체장 한 명을 당선시키기 위해 당이 가진 자원들을 무모하게 소모시키는 것은 당분간 지양했으면 해요.

따라서, 앞으로 진보신당은 총선을 통한 국회 진입, 지방선거를 통한 지방의회 진입에 우선적으로 총력을 기울일 것을 제안합니다.  

 

 

▶ 왜 민주노동당과의 합당이 고려되어야 하지요?

선거에서 당이 거둔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것 외에 민주노동당과의 합당을 거론할만한 또다른 이유가 있나요?

가령, 이제와서 보니 두 정당의 정체성이 같다든지, 두 정당이 지향하는 목표가 일치한다든지,

 

많은 사람들이 밖에서 볼 때, 우리와 민주노동당을 같은 정당으로 인식하고 있어요. 그래서 굳이 두 정당이 갈라져있는걸 이상하게 생각해요. 그런데 그들이 우리와 민주노동당을 같은 정당으로 인식하는 것이 정말 두 정당이 같아서일까요?

 

지금과 같이 반MB라는 전선에 나란히 서있을 때는 같게 보일수도 있겠죠. 하지만 우리는 다르지 않나요?

별반 차이가 없다는 얘기도 해요. 정말 우리가 대북정책만 다른, 머리만 두개이고 몸통은 하나인 샴쌍둥이 같은 정당인가요?

 

그들이 우리를 민주노동당과 같은 정당으로 보는 이유는 우리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다른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는데, 어떻게 그들이 우리를 다르게 봐줄 것이며,

그렇게 봐주지 않는다고 다시 합쳐야 한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2010년 7월 16일 금요일

Happy Heart by Andy Williams

 

 

 

 

 

노래 한곡 찾으려고 몇년째 뻘짓을 해댔다.

 

밑도끝도 없이 네이버 지식인에 '나~ 나~ 나~ 나나나나나' 이런 질문도 검색해보고..

팝송 좀 들었다는 사람 만나면 붙잡아놓고 가사도 모르는 후렴구를 흥얼거려도 보고..

 

아마도 3-4년은 그렇게 헤맸나보다..

 

날씨가 우중충하고, 기분도 꿀꿀해서 또 그 노래가 생각났다.

 

네이버 지식인에 '나나나' 검색질을 다시 해보다가

시도해보지 않은 다른 단서를 따라가 보기로 했다.

 

 

요즘도 간간이 활동하고 있는 정소영 이란 배우가 MBC 베스트 극장에서 내가 찾는 이 노래를 배경으로 연기를 한 적이 있다.

워낙 오래된 기억이라, 최근의 베스트극장인지, 오래전의 베스트셀러극장인지도 가물가물했지만

정소영 이란 배우의 나이를 봐서는 베스트극장쪽에 더 무게가 실렸다.

 

 

 

2001년 MBC 베스트극장에서 방영됐던 [사랑이 하고 싶다]

제목이 머 이리 뜨끔하냐..  

 

정소영과 이상우가 출연했었구만, 김나운까지..

드라마는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난다. 약간의 불륜성..

 

누군가 지식인에 제목을 묻기 위해 올려놓은 내용을 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재미있는건 질문을 한 사람도 나와 똑같은 장면을 가장 인상깊게 생각했다는 것..

 

그 분이 지식인에 올린 질문을 그대로 소개하면..

 

"제목 : 가수 이상우씨 주연인 엠비씨 베스트극장 드라마 제목을 알고싶습니다

이상우씨가 회사원으로 나오는데요 우연히 한여인을 만나게 돼고  그여인이 자신의 회사의 어떤관계를 맺을려는 다른회사의 회사원으로 나오는데요

중반부가서는 이상우씨가 회사의 안좋은 일을 다뒤집어 쓰고 그여인을 보호하려고 회사를 그만둡니다

하지만 이상우씨가 신문배달을 하면서 그녀집앞에  신문사이로 야광별을 하나씩 끼워주죠 나중에 그여인이 모든 사실을 알고 그사람과 해피엔딩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드라마를 다시보고싶은건 비오는날 이상우와 그여인과 레코드 앞에서 어떤 팝송을 같이 부르는게 생각이 나고 인상적이어서요"

 

[출처]http://kin.naver.com/qna/detail.nhn?d1id=3&dirId=3010101&docId=46664628&qb=7IKs656R7J20IO2VmOqzoCDsi7bri6Qg7J207IOB7JqwIOygleyGjOyYgQ==&enc=utf8&section=kin&rank=2&sort=0&spq=0&pid=gv%2B/kdoi5UKsstJJukosss--300252&sid=TD@rJCaTP0wAAFt7Dr8

 

 

내용을 읽어보니, 더 뜨끔하다.. 무섭기까지..

그래도 아마, 당분간은 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듣고다니게 되지 않을까 싶다.

 

 

 

 

덧붙여,

위 드라마의 감상평을 아주 잘 써놓은 글이 있어 아래에 소개..

원본 출처 사이트는 '현재종료형' 인듯..

 

제목 : 이상우 예찬론


 

 

2010년 7월 13일 화요일

유희열 - 즐거운 나의 하루 (feat. 신민아)

 

 

 

 

신민아가 불러서 였다기보다..

 

잘 지내요, 다음에 만나면 술 한잔 해요

안녕, 안녕, 즐거운 나의 하루

 

좋은 노래네.. 슬프고..

 

 

 

2010년 7월 5일 월요일

『보랏빛 소가 온다 -1권 광고는 죽었다-』by 세스 고딘 (2004)

 

 

 


마케팅 교재들에서 일반적으로 거론되는 6P

 

Product : 상품 구성전략 
Price : 가격전략
Place : 상권 / 입지전략
Promotion : 판매촉진전략
People : 내 / 외부 고객만족
presentation : 상품진열과 매장연출


여기에 저자는 Purple (cow)를 덧붙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o "어떤 상품이든, 메시지이든 Purple = Remarkable 하지 않으면 안된다" 는게 저자의 일관된 메시지다.

왜냐하면, Remarkable 이란 요소가 early-adapter(Sneezer 또는 오타쿠)를 매료시키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 20%의 얼리어댑터 또는 스니저에 의해 나머지 80%의 행동력(소비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o 그러나 저자는 무엇이 리마커블한지에 대해 '~~ 법칙'의 형식으로 정리하고 있지는 않다.

단지, 다양한 성공사례들 속에서 '아, 이렇게 리마커블했기 때문에 그건 성공했다'라고 서술한다.

아마 세스 고딘 본인 조차도 아직 리마커블에 대해 정리가 덜 되어 있나보다.

그나마 저자의 충고는 리마커블한 것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앞을 보고 뒤도 돌아봐야한다는 것이다.

 

o 저자가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리마커블한 것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Trend Tracking이 필요하리라 본다.

트렌드 트랙킹을 통해 실제로 나 자신이 얼리어댑터가 될 수는 없을지라도

오타쿠의 신경세포를 장착한 감각기관을 끊임없이 계발하는 것이 그나마 마케터의 할 일이 아닐까?

 

o 무엇이 리마커블한지를 그때 그때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도 같다.

조사를 통해 스니저를 선별해내고 그들을 패널로 보유하면 되지 않을까?

실제로 우리 IT분야 기업들이 얼리어댑터들에게 상품 시연 기회를 부여해

상품을 개선을 하거나 이들을 통한 입소문을 기대하는 것처럼 말이다. 

 

분야별 얼리어댑터 집단을 구성해놓고 이 상품 또는 이 메시지가 리마커블한지를 테스트해보는 ..

이건 사업 아이템으로도 좋겠다.

 

o 그러면, 세스 고딘이 말한 리마커블은 어디에도 적용되도 되겠다.

상품 그 자체가 리마커블했거나, 메시지 또는 마케팅의 기법이 리마커블해도 상품은 성공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회사 오너의 입장에서는 많은 돈이 들어가는 상품 개발부서 보다는 홍보부서에 더 많은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미식견문록』by 요네하라 마리

 

 

 

 

충격적 결말이다.

그럴리가.. 제목이 미식견문록인데.

죽은 요네하라 마리가 이미 죽은 사람이야? 응. 난소암으로 죽었대...

 

읽는 내내 흥미롭고 유쾌한 기분을 선사했던 저자에 대해 어느새 큰 호감이 생겼나 보다.

역자평에서 마리여사 사후에 '여행자의 아침식사'를 그녀의 가족들과 함께 맛볼 기회를 가졌다는 얘기를 끝으로 책을 덮으며 서운함이 몰려왔다.

이제 마리여사의 이야기는 더 들을 수 없는거야? 물론 유작들을 통해서야 가능하겠지만..

 

요네하라 마리는 훌륭한 이야기꾼이다.

캐비어를 두고두고 생산하기 위해 철갑상어 배에 일본인들이 YKK 지퍼를 달았다는 거짓말이나 어릴적 동생 유리가 망태기에 담겨 유괴될 뻔했다는 꿈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술술 풀어놓는다.

 

비단 음식에 대해서 뿐만은 아니겠지만, 마리여사는 어떤 대상에 대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감정, 경험, 지식 등을 총체적으로 끄집어내어 구성하는 재주를 가졌다.

 

가령, 감자라는 대상에 대해 감자가 신대륙에서 유럽을 거쳐 아시아까지 전해졌다는 얘기부터 시작해,

그것이 기괴한 모양새로 인해 악마의 열매로 여겨져 각국에서 타부taboo시 되었다는 얘기며,

국가적 차원에서 식량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러시아를 비롯한 각국의 왕들이 국민들에게 감자를 강제로 먹이고 대체식품화 했다는 얘기,

러시아 혁명 1세대쯤 되는 데카브리스트들은 자신들이 직접 황무지를 개간해 감자를 생산하고 금전적인 회유를 동원해 가난한 농민들에게 감자를 보급했다는 얘기 등의 역사적인 사실과 이들 데카브리스트들에 대한 낭만적 감상까지 덧붙여 전한다.

 

책에 흥미를 갖고 그 책을 읽기 위해 TV를 끄고 자정을 넘어서까지 책장을 넘긴 적이 언제였던가

요네하라 마리의 미식견문록은 내게 그런 기쁨을 선사해준 아주 고마운 책이다


thanks to your kindness,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