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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23일 월요일

산에 오르는 사람은..

 

 

삶이라는 산의 정상을 향해 오르는 사람은 산이 계속 좁아지는 이유를

그만큼 자기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상에 오르며 자신의 발밑을 본 사람이라면,

그동안 내 옆에서 나와 함께 오르던 사람들을 자신이 버리고 밟으며 올라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다.


그걸 모르고 정상에 올라선 사람은 내 옆에 아무도 없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그래서, 정상에 올라 자기 발밑을 보고 내려온 사람은 다시 정상에 오르기를 꺼려한다.

하지만 그걸 못 보고 내려온 사람은 다시 곧 올라가기만을 희망한다.

 

때로는 그걸 까먹고 다시 오르기도 할려나..

 

 

 

2010년 8월 10일 화요일

디어 존 (2010)

 

 

 

 

 

존이란 남자

 

물에 빠진 사바나의 가방을 모른채할 수 없어 결국 건져내는 존
해외주둔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동료들과의 의리때문에 연장을 결정했던 존

 

 

사바나란 여자

 

허리케인으로 초토화가 된 어느 가족을 위한 집을 짓기 위해 존의 고향에 온 사바나
자폐증상을 겪는 아들을 둔 홀아버지 팀이 림프암에 걸리자 팀과 결혼하는 사바나

 


착한 사람은 이기적이다

 

그들이 선택한 착한 행동들의 이면에는 그 선택으로 인해 상처받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쉽다.
선택의 기준은 물질적인 욕심이나 열정적 사랑의 욕구가 아니라,
본인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선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그 가치로 인해 때로는 동료애, 가족애 심지어 운명적인 사랑 마저도 외면할 수 있다.

 

그들이 착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우선시하는 돈, 명예, 사랑 등의 가치보다  

그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 '선한 가치'때문에.

 

 

아이러니

 

존과 사바나를 사랑에 빠져들게 한 사건이 서로가 상대에게 베푼 착한 선택에의해 비롯되었다면
7년간의 기다림, 그보다 더 오래 그들을 떼어놓을 수 있었던 그 사건들마저
존과 사바나, 양자의 착한 선택에 의해 비롯되었다는 것이 이 영화가 내포한 아이러니

 

그러나 운명은 결국 그들을 함께 하게 한다는 억지스런 해피엔딩

 

그리고 떠오르는
어릴적, 나이에 안맞게 즐겨듣던 해바라기의 노래 한곡

 


따람 따람 - 해바라기
  

따람 따람

우리들 가슴에 사랑이 피어운것은
당신과 내가 좋은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엇갈린 생각속에 우린 사연도 많지만
하늘이 내게 당신을 준것은 사랑이에요

 

따람따람

우리들 마음에 말못할 일이 있다면
당신과 내가 말이 없는 사람이 이기 때문이에요
엇갈린 생각속에 우린 사연도 많지만
하늘이 내게 당신을 준것은 사랑이에요

 

엇갈린 생각속에 우린 사연도 많지만
하늘이 내게 당신을 준것은
사랑이에요 사랑이에요 사랑이에요

 

 

ps.


이번 주말엔 라자냐에 도전해보리라


 

2010년 8월 5일 목요일

되돌아보는 LG twins 잔혹사

 

 

 

1996년 이정길 4억 - 가능성보고 4억 덥썩. 2군서 임선동이랑 놀다가 3년뒤 1승 찍고 은퇴
1996년 경헌호 4억 - ...
1997년 김민기 3억 - ... 통산 5점대 방화신기멤버
1997년 임선동 7억 - 엘쥐에선 신바람나게 놀다가 현대 보냈더니 다승왕
1997년 손지환 3억 - 엘쥐서 7년간 친 안타 2배 홈런 3배, 기아에서 다 침
1998년 서승화 5억 2천 - 킬승화, 방화신기멤버 통산 6점대
1998년 박종호 ↔ 최창호 - 현대왕조 부동의 2번, 거기서 타격왕도 해보고 Olleh~
1999년 김상태 3억 3천 - 김성근도 질린 아이.. 통산 6점대
1999년 김광삼 2억 8천 5백 - 안쓰러운 케이스.. 통산 5점대 찍고 타자 전향
2000년 최경환 2억 4천 - 돈은 엘쥐서 받고, 두산 가서 허슬최로 재탄생
2000년 장준관 3억 - 80이닝 던지고 은퇴
2001년 홍현우 18억 - 먹튀계의 1번타자, FA잔혹사 스타트
2002년 김광희 3억 4천 - 고교 좌완 no1으로 3억4천에 들어와 공하나 안던지고 타자 전향
2003년 박경수 4억 5천 - '5천더'의 나비효과 (고영민,손시헌 이종욱 두산행)
2003년 이성열 3억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점포 껴서 넘겨줘서 두산만 ㄳ

*2003년 이순철 - 현 엘쥐 잔혹 시대의 개척자. 엘쥐팬들 사이에서 금지어
2004년 진필중 30억 ↔ 손지환 먹튀 클럽의 회원, 진필패
2004년 정의윤 2억 5천 - 거포유망주..... 유망.... 죠트망
2004년 박병호 3억 5천 - 그나마 1군.. 딱보니 딴팀 가서 터질듯
2005년 김기표 2억 3천 - 부상 그리고 상무
2005년 신창호 1억 5천 - 라이징패스트볼 4이닝 홈런3개 방출
2005년 홍현우 이용규 ↔ 이원식 소소경 - 기아 "큐드래곤 ㄳ". 순페이왈 2군 투수력강화 ㅋㅋㅋㅋㅋ
2006년 마해영 8억 - 한거없이 은퇴후 심지어 소송까지 걸어서 1억3천 승소 ㅋㅋㅋㅋㅋ
2006년 이종열 9억 6천 - 팍팍 주는구나~
2007년 김재박 15억 - 오랄재빡. Lord of 선수타령, 내려갈팀은 내려가는걸 몸소 실천. 언행일치의 달인, 찌질한 번트.
2007년 박명환 40억 - 유리몸인데 투수 최고대우 FA 먹튀 박배추. 부상-2군호투-1군-다시 부상 싸이클.
2007년 최원호 6억 - 그나마;;;
2007년 김유선 4억 - 희대의 볼보이 계약금 4억 신화. 김용수도 절레절레한 극강의 컨트롤러
2008년 조인성 34억 - 조바깥 ㅋㅋㅋㅋ 일본에 안뺏기려고 극적인 34억 계약.
2008년 이형종 4억 5천 - 눈물의왕자.. 눈물 쏟아주고 4억 5천~ Olleh~
2009년 김상현 박기남 ↔ 강철민 - 시즌 MVP 김상현 역대 최고의 대박 무브
2009년 X-Zone 2억 1천 - 일명 재빡존. 피홈런수 증가, 엘쥐의 극적인 패배에 한몫단단히함

2010년 이병규 9억 - 빅5.....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타신 ㅠㅠ
2010년 이성열 3억 낮성열 ㅂㅂ 최강두산타선의핵 3번타자 연일맹타
2010년 이형종 4억5천 황금팔 (박종훈 12억 엘쥐감독) 너랑싸우고싶다

2010년 이택근???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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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니는거 퍼옴.. 원저자가 누구신지 몰라도.. 감사&존경

같이 부둥켜안고 울고 싶군요.. ㅠㅠ

 

 

 

남쪽으로 튀어! by 오쿠다 히데오

 

 

 

 

 

 

'기성'의 재정의

 

기성세대와 기성세대가 아닌 집단간의 간극의 원인은
『스틱』에서 칩 히스, 댄 히스 형제가 언근한 바 있는 '지식의 저주'를 통해 쉽게 이해된다.
자신이 아는 것을 상대방은 모를 수 있다는 전제가 부정될 때,
그에 더해, 지식 이외 사회적 자원의 보유란 면에서도 우월한 위치에 있는 기성세대는
기성세대가 아닌 세대를 이해할 수 없는 저주에 빠져들기 쉽다.
이런 의미에서 난 기성세대(旣成世代)를 '이미 성인이 된 세대'로 정의하기보다
'이미 경험한 사람들' 또는 '경험을 통해 축적된 지식때문에 저주받은 사람들'로 정정한다.

 

 

누구의 눈으로 '남쪽'을 볼까?

 

소설의 등장인물들 중 누구의 눈을 통해 스토리를 들여다보느냐에 따라
각자가 느끼는 재미와 감동의 성격과 크기는 달라질 수 있다.

전설의 사회주의 혁명운동가에서 무정부주의자로 탈바꿈한 아버지, 우에하라 이치로
이제 막 소년에서 청소년으로 성장을 시작한 아들, 지로
사회주의 혁명운동 조직간의 사상투쟁에서 상처받은 과거를 간직한 어머니, 사쿠란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 물질적, 정신적 독립을 추구하는 맏딸, 요코
사회적 롤(role)과 젠더(gender)가 규정되지 못한 아이에서 차츰 존재감과 여성성을 찾아가는 막내, 모모코

 

이도 저도 아니면, 3인칭 작가 또는 전지적 관찰자 시점.
(사실 난, 3인칭이란 시점을 상당히 꺼려한다. 제3자 개입금지가 생각나고, 노무현도 생각나고..

참조 링크 : 노무현과 제3자 개입금지)

 

 

자, 이제 누구의 눈으로 '남쪽'을 바라볼까?

 

 

우에하라 이치로와 나

 

공교롭게도 난, 지로의 아버지 우에하라 이치로와 많은 점을 공유하고 있다.
80년대 학생운동의 아류에서 90년대 새로운 좌파운동으로 옮겨가지 못했던 점.
운동세력간의 경쟁에서 쓴맛을 보았다는 점.
스스로를 현재 무정부주의를 지향하는 자로 규정한다는 점.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반적인 방법으로 한 가정을 책임질 수 있는 능력에 결함이(?) 있다는 점.

좌파문화운동이 기회주의적이라는 냉소와 편견을 가지면서도 내버려둔다는 점 등..

(솔직히 가장 재미있던 장면은, 2권에서 우에하라 이치로가 좌파문화운동에 대해 갖고 있는

냉소를 밝힐때였다. 공감에서 우러나오는 폭소가 뒤따랐다.)

 

 

맞딱뜨리기

 

재미있다고 추천받은 책을 내용도 모른체 읽는다는게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난 쇼핑을 좋아하고 특히 여성들의 쇼핑에 동행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지만,
대부분의 남성들이 여성의 쇼핑에 동행하기를 전쟁에 끌려가는 것과 맞먹을 정도로 두려워하는 이유는
쇼핑의 목적과 동선을 공유하지 못하는데 있다고 본다. 각설하고.

 

'남쪽'의 경우 이 소설의 장르, 시놉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난, 
한페이지에서 다음페이지로 쉽사리 옮겨가지 못하고
우에하라 이치로와 공유하고 있는 내 과거와 현재의 형상들을 반복적으로 맞딱뜨리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맞딱뜨리고 있는 그 형상들은
아직 채색을 끝내지 못한 스케치로 남겨진 것들이었다.

 

 

바이러스

 

한장 한장 심통한 표정으로 읽을 수밖에 없었던 또 한가지 이유는, 
1권 초반에서 지로가 겪는 불합리하고 유쾌하지 못한 성장기 도시모험담때문이었다.

 

위에서 언급한 '이미 경험한 사람들' 또는 '경험을 통해 축적된 지식을 통해 저주받은 사람들'
또는 그러한 경험을 직접적으로 겪지는 않았지만 우회하며 그 시기를 지나친 사람들,
소위 기성세대는 '성장통'이라 쉽게 치부해버리기 쉽지만,
각각의 개인들이 지금도 겪고 있을 그런 불합리하고 유쾌하지 못한 억압의 기제들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물론, 다음 시대를 모욕하는 존재들이다.

그것은 인류가 성취해온 화려한 유산에도 불구하고

인간성이라는 자산을 좀먹는 바이러스로 기생하며 다음 세기로 전수된다.

기득권을 전수받기 위해 인육을 먹었던 고대 영장류의 전통이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달한 현대 사회에까지 고스란히 지속되는 것처럼,
인간이 물물교환의 직접적 매개물로 거래되는 행위가 금지된 문명화된 현대사회에서조차
권위로 처녀성을 강탈하거나 사고팔았던 중세의 전통이 공공연하게 자행되는 것처럼

억압의 기제는 바이러스처럼 전염되어 전수된다.

 

 

오쿠다 히데오와의 레슬링 한판

 

1권 내내 오쿠다 히데오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나 혼자만의 생각에 묻혀
대체 어디서 웃어야할지 몰라 서성거렸던 와중에도
간간히 모모코가 쿨하게 던져주는 총평과도 같은 메시지는 간결하고 맛깔스러웠다.
1권을 다 읽고 나서는 대충 캐릭터와 스토리라인이 파악되고
점차 '공중그네'에서의 오쿠다 히데오의 문체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오쿠다 히데오가 권장하는 문제해결 방식은 기성품(旣成)의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그는 문제를 직면한 당사자가 스스로 발견해가는 창의적인 해법을 선호한다.
머, 대부분은 정면돌파를 권하지만..

우에하라 이치로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가는 지로를 보며
아들이 집밖에서 겪고 있을 힘겨운 상황을 위로하거나 해법을 제시하기보다 레슬링을 시도하는 것처럼.
오쿠다 히데오가 만들어낸 우에하라 이치로는 세상을 향해 정공법을 고집하고

맞딱뜨리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세대간의 역동성

 

만하임의 세대론은 세대간의 차이, 그리고 이로 인해 유발되는 세대간의 갈등은

무질서하게 보여질 일 수밖에 없다는 전제로 시작된다.(고 한다. ㅜㅜ)

여기서 수반되는 역동성이 세대론의 핵심이다.

 

즉, 주도권을 가진 세대가 그렇지 못한 세대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그렇지 못한 세대가 주도권을 가진 세대로부터 인정을 받고자 하는 상황이 사회발전의 원동력이라는..

 

'남쪽'은 세대간의 역동성이 가장 왕성하게 일어나는 가족의 이야기다.

부모 세대는 지식의 저주로부터 자유롭다. 부모 세대의 권위가 극히 제한적으로 표출되며,

자식 세대가 경험하는 새로운 지식의 형성과 존재감을 인정하고 표출하도록 내버려둔다.

 

반면, 자식 세대는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존재감을 완성해나가고

부모 세대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과정을 겪는다.

 

 

'국가'가 없어도..  

 

무질서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자식 세대는 지식의 저주로부터 자유로운 또다른 세대로 성장할 것이다.

비단 자식 세대만이 아니라 부모세대 역시 성장한다는 것이 이 역동성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러한 싸이클이 가능한 이유는 세대간의 역동성을 가장 저해하는 요소인 '국가' 개념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교육학에서 '사회화'로 통칭되는 '국가' 개념의 계승은

가족과 사회의 관습, 도덕적·법적 의무와 책임, 억압적 기제에 대한 순응이라는,

주도권을 가진 세력이 그렇지 못한 세력의 용인없이도 주도권을 지속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이다.

다시말해, '국가'는 주도권을 가진 세력이 자신들의 지배구조를 정당화하는 지식의 가장 최상위 개념이 된다.

 

 

유쾌하다.

 

땀을 흠뻑 흘린 기분이랄까. 폐속에 청량한 공기가 들락거린다.

유쾌하고 후련하다.

성장기 주인공의 도시모험담과 아나키스트 아버지의 국가를 상대로 한 도전이

통쾌한 승리로 끝이 났기때문만은 아니다.  

 

내가 우에하라 이치로의 눈을 통해 '남쪽'을 바라봄으로써 얻은 이런 감정의 이유는

맞딱뜨릴 용기를 주기 때문이다.

내가 누구인지를 돌아보게 했고, 나를 위협하는 객관적 상황의 실체가 무엇인지 직면하도록 부추긴다.

그렇게 나와 주변상황을 객관화시켜내는 것으로부터 맞딱뜨릴 용기가 싹튼다.

 

오쿠다 히데오는 유쾌한 작가다.

그리고 그가 나와 닮은 점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하게됐다.

이전보다 그를 더 유쾌하게 여기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