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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0월 16일 일요일

소금

 

 

오늘의 말씀 주제는 소금이었습니다만
내내 딴 생각만 했습니다.

 

사돈댁에서 아이를 가진 동생을 위해 사골을 끓여 보내왔는데
동생의 까다로운 식성탓에 우리집 식탁 차지가 되어버렸네요.

 

소금을 더할 필요도 없이 간을 해서 보내셨더군요.

아버지는 그마저도 부족하셨던듯
식탁에 놓인 소금을 한숟가락 듬뿍 떠 간을 더하셨습니다.

 

음식을 짜게 드시는 아버지의 식성이 못마땅하던 차에
평소보다 더 강하게 아버지를 나무랐습니다.

 

자극적인 음식에 계속 길들여지면
그땐 아예 음식의 맛을 가늠할 수 없게 되버린다고
매운 음식 한달만 끊고 살면
그제서야 자신이 먹는 음식이 매운 줄 알게된다고

 

입에서 못느낀다고
몸이 그 소금의 과함을 모를 줄 아느냐고
그렇게 계속 짜게 드시다가 건강 잃으시면
그땐 나 몰라라 할거라고
.
.
요즘 설교시간엔 그 사람에 대한 생각이 더더욱 떠날줄 모릅니다

 

그 사람이 지나치게 행복해지지 않았으면
그 사람이 지나치게 불행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자극적인 삶속에서
내가 그 사람에게 주었던 의미들이 영영 무뎌져

 

내 목소리
내 웃는 얼굴
내가 그 사람의 손을 잡을때 느꼈던 체온마저
기억할 수 없게 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죠.

 

나를 만나 얼마지 않아 그 사람이 많이 아팠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 또 그렇게 아프답니다.
그 사람이 예전의 그때보다 더 많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기도했습니다.

 

 

2005년 1월 5일 수요일

겸사겸사

 

 

'겸사겸사'

그에 대한 현재진행형의 내 그리움을 감추기 위한 부사

'그냥' 보다 적극적이지만, 보다 전략적

때로는 첫번째 '사'와 두번째 '사'를 만들기 위한 적극적 사전행위를 동반하기도..

근본적인 이유는 주로 3rd 또는 4th에 자리함

종결어미는 '-하고', 예를 들어 -고, -고, -고, 보고 싶기도 하고.

또는 말끝을 얼버무려 말없음표로 대신하기도,
예를 들어 -고, -고, -고, 보고 싶기도 ···

3rd 또는 4th에 위치한 이유들에 더욱 귀기울여 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내재.

쉽게 들킴.

따라서 청자(聽者)의 반응에 따라
화자(話者)의 의도가 왜곡되기도.

왜냐하면 청자(聽者)는 화자(話者)의 진정한 의도를 뻔히 알기에
나열된 몇가지 '사'들 중 어느 하나에 집중하는 것으로 간접적 의사표현을 함.

만약, 화자의 의도와 청자의 화제가 일치되지 않을 땐,
본래의 의도를 과감히 폐기하는 것이 화자의 바람직한 두번째 전략

그 반대 상황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기에 논의의 가치가 없음.

 

 

2004년 4월 26일 월요일

여우비야 내려라

 

내 이미지에 안어울리게 뚱딴지 같은 소리 하나 하지

어제 밤 집에 들어와 습관처럼 옷을 훌러덩 훌러덩 벗고

선풍기를 틀어놓은채

모니터를 들여다보다 배가 싸하게 아파온거야,

괄약근에 잔뜩 힘을 주고 어기적 어기적 화장실 문턱을 넘어

변기에 걸터앉아서야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히더라고.. 쯧쯧



눈앞에 예전에 가지고 들어왔던 스포츠신문들을 뒤적거리다가

눈길을 끄는 기사가 하나 눈에 뛰더군,

내용인즉, 남자와 여자가 애정상대를 찾는데 있어

계절과 날씨에 따라 상반된 경향을 보인다는거야.



가령, 여자는 봄에, 남자는 가을에 땡기고,

또 날씨로는 남자의 경우 눈,비 올때, 여자의 경우 맑은 날에

사랑을 하고 싶어 안달이 난다는구만,



그래서 아까 그 자세로 쭈욱 걸터앉아 생각을 좀 더 해봤지,

주변에서 최근 왜 연애 안하냐고 자꾸 물었던 때문이기도 하고,

또 그때마다 아직은 혼자인게 좋다는 답을 생각없이 반복하다보니,

나도 긴가민가 하더라구.



사랑할 사람이 있었으면 싶기도 하고.

빗소리를 들으며 늦은 밤 쓸쓸이 변기위에 앉아 있기 때문이기도.



여우비 내리는 날이 좋을 것 같아.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고도 하지. 마침 내가 호랑이잖아.

남자인 나도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어딘가 있을 그녀도 나를 그리워할 그 날 아니겠어?


여우비만 내려봐,

그날부터 그녀를 사랑해 버릴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