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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2월 21일 화요일

2004년 12월의 겨울

 

 

너를 그리워함에는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는 지혜가 있다

양손을 옆구리에 파묻고 몸을 움추려 가슴을 굳게 닫으며
너의 체온에 견줄만한 섭씨 37도의 온기를 회상한다

그리움은 하늘로 뻗은 고드름

얼음처럼 찬 손가락을 펴
십년을 하루 같이 복용해 온 처방전을 새기다가

그 옛날 눈물조차 닦아주지 못했던 그 몹쓸 손바닥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슥슥 하늘을 문질러
너의 이름을 지운다

기다림은 그리 순박하거나, 고귀하지도 못한 손짓

해가 진 정류장의 오뎅가판은 더욱 희뿌연 김을 토해내고
하늘로 띄운 기도는 까맣게 밤하늘을 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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