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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10일 수요일

스마트폰 부작용

스마트폰은 촉수다. 

 

하루종일 신경세포의 말단을 집단지성과 공유정보의 양수에 담가두고
뉴런다발을 통해 기민하게 자극을 운반한다.

 

스마트폰 사용 후 정보(자극)의 양은 비약적으로 증가했고,
자극에 대한 반응속도도 기민해져간다.

 

그리고 최근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발생한 나의 뇌 활동에 관한 두 가지 부작용들

 

1.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저장될 틈을 갖지 못하고 있다.

쉴새없이 단기기억 저장소에 정보가 저장되지만 무의식적 재학습을 통해 장기기억화하는 능력이 저하되는 듯 하다.
물론 반복적인 정보 제공으로 극복될 수도 있는 일이지만, 한번 경험한 자극이란걸 감각적으로 알아채고 거부해버리는 오작동 또한 발생하고 있다.

 

2. 무의식의 통찰력이 저하되고 있다.

깊이 있는 사고를 필요로 하는 주제를 설정하지 못하고 새로운 정보에만 관심을 보이는 정보 조급증이 생기는 듯 하다.
그러다보니 닮은 그림 찾기하듯 연관성을 짚어내는 직관이 숙련되는데 반해 창의적인 통찰은 수박의 겉껍질만 허벌나게 핧아대고 있다.

 

더불어.. 이런 부작용으로부터 예외적인 시간이 있는데, 바로 술자리다.

이 때만큼은 담가뒀던 뉴런다발을 어깨에 걸쳐매고 뇌를 양수에 직접 빠뜨려 자유롭게 유영하도록 내버려둔다.
이때에는 창의적인 발상이 샘솟고 새로운 결의가 싹트고 다져진다.
이 역시 오작동이 있는데, 자유유영을 하던 뇌가 지친 몸을 이끌고 밤새도록 쏘다니다가 술잔으로 투신해버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마치 생물실험실 포르말린 실린더에 뇌 따로 몸 따로 보관된 돼지마냥..

댓글 3개:

  1. 생물실험실 포르말린 실린더에 뇌 따로 몸 따로 보관된 돼지라는 말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ㅎ 꼭 제 얘기 같아서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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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별 - 2010/11/13 13:50
    ㅎㅎ 재밌게 보셨다니 고맙습니다.. 일이 바빠 요즘 통 블로그에 로그인 안헸더니 승인을 기다리는 음란물 댓글이 많네요

    방금 전철에 앉아 넥원으로 댓글 아이디 클릭했다가 화들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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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스마트폰의 장점을 극대화 활용했을 경우의 부작용 같군요. 이런 부작용을 느낄만큼 열심히? 하시는 분들도 아주 많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기능에 몰입하는 것 보다는, 자신이 해야할 작업들이 어떻게 스마트폰에게 도움받을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창의적인 사고의 문제는, 폰보다는 그냥 삶의 경험이 축적되서 오는 부작용이 아닐까 싶네요. 어차피 100% 순수창작의 경우 정신병 수준의 미친듯한 사회일탈형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차라리 다른 것들로부터 영감을 받아서 연관성을 짚어내는 방향이라도 숙련된다면.... 굉장히 좋은 것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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