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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5월 15일 토요일

答詩

 
스칸디나비아와 독일 나치와의 전투는 단 하루만에 끝이 났단다. 북해에 묻어놓은 잠수함 한척이 밭은 숨을 내쉬며 독일 잠수함에 의해 짓이겨지고 독일의 공군기가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늘어뜨린 혓바닥 끝마디를 살짝 물려는 찰나에 스웨덴의 짱은 사나이답게 소리쳐 말했다. "내가 졌다. 그만해라"

그러고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시민들은 전쟁이란 소리에 뒷주머니에 꽂아넣었던 하이데거의 책을 다시 꺼내들었다. 2차대전이 종결되고 하이데거가 나치와 어울려 놀았다는 얘기가 전해졌지만 그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내가 머물러 있는 시간에 내가 존재할뿐이라고 그가 말하지 않았던가 하이데거 그 녀석도 그랬겠지. 형이상학의 언어를 아무리 내뿜고 서로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들로 잘난체해도 결국 하루 한시간 일광욕할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면 그게 바로 수용소보다 못한 삶이지. 폴란드에 있는 어느 수용소에서는 일광욕이라도 시켜줬다더라.

오늘처럼 흐린 서울하늘이라면 일광욕마저도 용이치는 않겠군. 박물관 뒷마당에서 젖가슴내놓고 햇볕 쪼이던 아가씨의 선글라스에 가려졌던 얼굴이 다시금 궁금해 지는군.

신동엽 시인의 散文詩1 에 대한 答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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