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은 '제3자 개입금지'란 법률 용어와 함께 시작됐다.
87년 당시 대우조선 노동자들이 회사측과의 협상 결렬로
시위를 벌이다 이석규 씨가 경찰의 최루탄에 맞아 사망했고,
당시 노무현 변호사는
이 죽음을 규명하기 위해 나섰다가
'제3자 개입금지' 원칙에 의해 구속됐었다.
시사저널을 통해 접한 이 사건이 당시 겨우 13살,
소년의 호기심을 자극했었나보다.
삼촌들이 보던 상식사전을 통해 '제3자 개입금지'가 무엇인지 알게됐고,
노무현 변호사의 구속이 왜 부당한지 동일한 기사를 몇번을 읽고, 생각하고,
이해하려 애썼던 기억이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을 거다.
같은 시대, 같은 공간에 존재하는 한, 제3자는 없다.
대우조선 노동자 이석규 씨의 죽음에 당시 노무현 변호사는
절대 자신이 제3자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극단에 몰렸던 그의 명운을 제3자의 입장에서
방조, 방관했던 냉소를 뉘우치고
후회하고 미안해하는,
이제라도 너와 내가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제3자이고 싶지 않은 지금의 심정과 같았을 것이다.
그의 죽음이 내가 다시 이 사회를 사랑해야 하는 이유를
조금은 일깨워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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