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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9일 목요일

함박눈

일주일째 매달렸던 보고서를 오전에야 마무리하고
부랴부랴 출력하고 제본하면서 연신 창문밖을 힐끔거렸다.

"참 얌전히도 내리는군",
"어이쿠 이젠 함박눈이네"

짐싸들고 서울역으로 향하는 택시를 잡아타러 나오니
언제 그랬냐는듯이 함박눈은 온데간데 없고 촉촉한 아스팔트만이..

필리핀으로 시집간 옛친구가 함박눈 내리면 사진 보내달랬는데,
따뜻한 남쪽을 향하는 동안에도 일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동안에도
함박눈은 타임라인에서만 흥겹다.

잠시후 서울 도착하면 온통 하얀 세상을 기대했건만 벌써 다 녹았단다 ㅠ
서울의 함박눈은 그렇게 옛친구의 기대를 저버리도록 날 우회하며 지나쳐갔다.

(KTX 타고 서울 올라오다가 자정을 30분 넘긴, 서울역 도착 직전 페북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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