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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23일 금요일

비만인류의 미래

국제적십자사연맹(IFRC)는 21일 전세계 비만 인구의 수가 영양실조 등으로 고통받는 기아 인구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진화 초기 인류의 대부분이 기아에 허덕이던 시절,
인류는 생물학적으로 체내의 잉여 영양소를 비축하도록 하는 진화론적 선택을 한다.
수렵이나 채집활동을 통해 섭식을 한후 신진대사에 필요한 영양소는 즉시 산화하지만, 남은 영양소는 배출하지 않고 체내에 저장되는 것이다.
그 결과가 뱃살이다. 선조들을 생존시켜줬던 이 뱃살기능은, 비만과 과체중에 시달리지는 않더라도 운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잉여영양소를 산화시켜야만 적정체중을 유지하도록 현대의 인류에게 멍에를 씌운 것이다.

(cf. 이건 좀 많이 불만스럽다. 어떻게 라면 한개 먹고, 2시간을 뛰어야 한단 말인가!)

비만인구(20%)가 기아인구(15%)의 수를 초과했다는 저 뉴스는 출근길에서 두 가지 생각을 동시에 하게했다.

최소 20%, 많게는 85%의 인류가 잉여영양소를 저장하는 생물학적 시스템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었으니, 인류는 또한번 진화론적 선택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 첫번째이다.

만약,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세계에는 기아인류와 비만인류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 또다른 진화의 단계를 맞이할런지도 모른다.
즉, 잉여영양소를 체내에 저장하는 기아인류와 그렇지 않은 비만인류는 더이상 동종의 인류로 분류할 수 없게될런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체가 아닌 종의 존속을 위해 기능하는 이기적 유전자가 이를 용납할런지 역시 또 모를 일이다.

만약, 이기적 유전자가 이런 두 가지 상반된 방향의 진화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비만인류는 지속적으로 뚱뚱한 인류로 남게될 것이고, 기아인류는 지속적으로 죽어갈 것이다.

결국은 기아인류는 다 죽고, 비만인류 중 운동을 통해 살아남은 인류만을 대상으로 뱃살기능을 제거하는 진화가 이루어질 것이란 얘기다.

이기적 유전자의 선택이 어떠할런지 장시간 관찰할 수밖에 없는 인류의 입장에서는 생물학적 진화의 방향을 예측하고 기다릴 수만은 없다. 인류는 신속히 정신적 진화에 나서야 한다. 이것이 출근길에서의 두번째 생각이다.

비만인류의 일반의지만이 인류의 정신적 진화를 이끌 수 있다. 잉여영양소만큼 적게 먹고, 동일만 만큼을 기아인류에게 제공해 그들을 기아상태에서 해방시켜야 한다.
누가 또 알겠는가, 우리의 이기적 유전자가 이런 인류의 노력을 굽어살피시어 뱃살기능을 제거해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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