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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 31일 화요일

조조의 실책과 임창용의 실투

 

 

적벽에서 소교의 책략에 빠져 차 한잔에 대군을 잃은 조조에게

 

업무상배임을 적용시킨다면,

 

이번 WBC 결승전 10회초, 이치로와의 승부에서

 

8구째 공을 실투해 결승타를 허용한

 

임창용은 업무상과실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이하 모든 전제들,

 

열악한 야구 환경과 얇은 선수층, 여타 투수들의 컨디션 난조며

 

야수들의 지원 부족 등 무수히 많은 전제들을 다 감안하고라도 말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프로페셔널한 선수들이 펼치는 스포츠 경기에 열광하고,

 

또 기대하는 것은 그들이 펼치는 명승부이기 때문이다

 

실책 하나로 승부가 갈리는 경기만큼 뒷맛이 씁쓸한 경기는 없다

 

물론, 졌을 때에만 적용되는 얘기다

 

 

 

굳이 승부에 연연하지 않는 중립적인 경기에서라도

 

야구 해설위원들이 "잘 던지고, 잘 쳤다" 내지는,

 

"잘 치고, 잘 받았다" 라고 내뱉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탄성을 지르며 더욱 빠져들게 되는거다

 

여간해선 칠 수 없는 공을 던졌고, 여간해선 잡을 수 없는 타구를 날렸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공을 잡아 내는 이 연쇄적 모순의 상황이

 

아마추어와 프로페셔널을 가름하는 기준이 된다

 

 

 

그래서 난, 가벼운 실수를 저지른 후에 겸연쩍어 웃어보이는 후배 직원에게

 

"프로는 실투 후에 웃지 않아" 라고 이야기한다

 

뭐, 그런 마음가짐은 가지고 있어야

 

프로페셔널에 가까워지지 않겠느냐는 뜻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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