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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22일 월요일

'지붕킥' 종영에 부쳐(2)

 

시트콤 도입 초기

 

'남자셋 여자셋'을 거쳐 '논스톱'까지 대학생 청춘물들 속에서는
학업 걱정도 없고, 취업 걱정도 없는 대학생들이
허구헌날 연애와 동아리 활동에만 빠져지내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면서
시추에이션 코미디의 한국 정착에 한계가 일찍 도래한 듯 했다.

 

 

김병욱 PD는 프론티어

 

그러다가 김병욱 PD의 첫 참여 작품인
가족 시트콤으로 전설이 된 '순풍산부인과'(1998년 ~ 2000년)를 시작으로
시트콤이 달라졌다.

그리고 그 명맥을 이은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2000년 ~ 2002년),
전작들만큼 히트는 못쳤지만 '똑바로 살아라'(2002년 ~ 2003년) 등을 거쳐

 

또 하나의 시트콤 레전드
'거침없이 하이킥'(2006년 ~ 2007년)과
'지붕 뚫고 하이킥'(2009년 ~ 2010년)을 연이어 성공시킨 거장 김병욱

 

내가 본 '하이킥'

 

'순풍'류의 시트콤이 시추에이션의 현장을 학원가에서 가정으로 옮겨 놓고
각기 개성 있는 캐릭터들을 그 현장 속에 펼쳐놓아
서로 마음껏 부딪히도록 극을 전개했다면

 

'하이킥'은 훨씬 더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존재했고,
그 캐릭터들의 일대기가 녹아있어 감정이입을 하기에 더 용이했고,
각각의 인생을 소중하게 다루다보니 사회적 관계에서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수직적 관계가 자연스럽게 소재로 채택될 수 있고,
캐릭터들의 감정 상태도 우월감과 열등감이 드러날 수 있었다.

 

정리하자면, 기존 시트콤에서 보여졌던 희노애락의

4가지 수평적 감정상태의 변화에 더해
수직적 감정까지 포괄함으로써 훨씬 다양한 인생을 대변하면서

카타르시스를 촉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 '하이킥'은 IPTV 프로그램 목록을 통해 추억할 수 있을 뿐이지만,


'거침없는' 정도를 넘어 '지붕을 뚫은' 하이킥의 인기와 명성처럼
그의 시트콤 레전드 행진에도 한계가 없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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