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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1일 금요일

배추 이야기



며칠 전 시작한 페이스북을 통해 후배가 감기 조심하라는 안부를 전해왔다.
친구 맺고 처음 전하는 의례적인 메시지라고 판단해
페이스북 초보자로서 뭐라고 답을 해야할지 살짝 망설여지다가 퇴근길에서야 코멘트를 남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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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감기 오나보다..
트윗질 페북질에 열중하느라 눈이 피곤한줄 알았는데 몸살기운이 눈부터 슬슬 괴롭히는 중이었나봐. .
지금은 코와 입술까지 전파됐다

이게다 채소를 못먹은 때문인게야
비타민과 무기질 섭취를 못하니..
언제쯤 인간은 비타민이 듬뿍 첨가된 돼지고기를 양산해낼 수 있을까
아니면.. 돼지껍대기가 야채를 대신할만큼 비타민 성분이 추가돼서
단지 돼지고기를 돼지껍데기에 싸먹는 것만으로 영양균형이 조화를 이룰순 없을까?

내가 생각해도 기발한데..
이건 내가 특허내기전까지 절대 손대지 말아라
내가 퉷퉷퉷 침밷어놨다

상추깃털이 달린 돼지. 깻잎을 퍼덕이는 닭은 어떠냐?
어차피 닭은 날아다닐 일 없을테니까..
내가 너무 진지한거니?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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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 등 야채값이 비싸서 고기 먹을 때 난감하다는 얘기를 추석연휴가 시작되기 전부터 들어왔으니
벌써 한달도 훨씬 넘었나보다. 그보다 더 오래전부터 시작됐는지는 모르겠지만, 토달지는 말고..

날씨 탓이니 어쩔 수 없겠거니 생각을 했는데,
발빠른 민주노동당이 이 대중적이고 서민적인 이슈를 정치적 이슈로 부각시켰다.
(민주노동당 홍보할 의도는 없으니, 아래 민주노동당 주장 보기 싫으면 재빠르게 스크롤 다운 ^^;)



제2야당인지, 제3야당인지 가물가물하는 민주노동당이 이렇게
대중적이고 서민적인 이슈를 정책문제화해 문제제기를 하는동안,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물론이고 제1야당이라는 민주당 조차 팔짱만 끼고 있으니 곱게 보일리 없다.

게다가 민주당은 지금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둔 와중이라
정체성과 도덕적 흠짓 들추기에 여념이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배추값 때문에 전당대회를 미룰 수는 없고, 왜 진작 당대표 후보들은 배추값을 이슈화하지 못했을까?
그만큼 국민들의 한숨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가만히만 있으면 중간이나 갈 일인데, 청와대가 이 논쟁에 불을 붙였다.

대통령이 나서서 "양배추 먹겠다"
장관이 나서서 "김장 조금만 담가라"

4대강이 배추값에 영향을 미친 영향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언론이 알아서 두둔하는 와중에
이러고들 있으니 욕을 안먹을 수 있나..

게다가 언론이 두둔을 하다못해 SBS 뉴스 앵커가
'대통령이 물가를 모르고 엉뚱한 말을 했다는데 그게 비난받을만한 일이냐'는 식으로 말을 했다가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신동욱 앵커의 발언 원문
펼쳐두기..

본인이 의문이면, 그냥 혼자 꼴똘히 생각해보거나
주변에 바른 판단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할 일이지.
방송에서 사사로이 자신의 의문을 해소하려니까 사단이 난게지.
넌 이제 혼났다. MB가 지른 불에 기름 부었다고.

중국산 배추를 들여온다는 정부의 정책도 또 논란이 되고 있다.
진작에 대응했어야 할 일을 날씨 탓만 하고 손 놓고 있다가 뒤늦게 수습하려다
방역기준이나 절차마저 무시하거나 간소화해서 들여오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다.

아, 또다른 의혹 하나더..
혹시 문어 머리 먹지마라, 꽃게 먹지마라 했던 식약청 발표도 배추 논쟁을 피해가기 위한 연출이 아닐까?

배추의 난이라고 해두자.
이 난이 어디서 시작됐는지는 날씨 탓이었는지, 4대강사업 탓이었는지는 내년이 돼봐야 더 확실해지겠지만,
이번 김장철은 어찌 날지, 내년 봄은 또 어이 날지 의문이다.
한동안 배추 갖고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을 듯..

내가 후배에게 했던 상추 달린 돼지, 깻잎을 퍼덕이는 닭 아이디어를 흘려듣지 말고,
빨리 착수해야 할런지 모른다.

참고로 난 이미,
배추속에 마늘, 고추, 생강 등 김장양념이 함께 재배되는
New 김장배추 품종까지 생각을 진화시키고 있다.

댓글 1개:

  1. trackback from: 김치를 담갔습니다... 물론 마눌님께서요..
    요즘 처럼 배추값이 장난이 아닌시절에 ... 용감하게 김치를 담갔습니다. 어찌보면 최근들어서 가장 큰 사치인셈이죠.. 그래도 지난 주 보다는 저렴(?)했습니다. 한포기에 7천원이 조금 넘는 선... 일산 농협하나로마트에서 3포기를 샀습니다. 3포기 도합 2만 3천원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작년 김장때 배추값이 비싸다면서, 20여 포기를 담궜는데 그때 배추값이 2만원이 안되었던 것 같은데... ㅠㅠ 3포기에 이정도면 거의 갑부 수준이 아닌가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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