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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24일 금요일

아마추어리즘의 탄생, Invention of Amateurism

1. 조직의 태동기에는 창의성과 추진력을 가진 리더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거의 전부라 할 수 있다.

2. 초기에 리더가 제시한 핵심 컨텐츠의 시효가 다한 후, 조직이 다음 컨텐츠를 개발하고 실행해야 할 때가 온다. 이때까지만해도, 리더의 창의성과 추진력이 전체 구성원들의 그것을 압도하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제시한 컨텐츠는 리더의 마음에 차지 않는다. 결국, 리더가 제시한 컨텐츠가 채택된다.

3-1. 지속적으로 구성원들의 아이디어가 채택되지 못하면서, 리더는 조직운영에 있어 자신의 결정적 역할에 점차 익숙해진다. 리더는 "구성원들은 내 수족에 불과하다"고 여긴다.

3-2. 구성원들은 두가지 부류로 나뉜다. 리더의 조직운영 방식이 독선적이라고 생각하는 부류는 리더와의 갈등을 회피하기 위해 조직을 떠난다. 쫒겨나기도 하잖아? 또다른 부류는 리더가 제시하는 컨텐츠를 실행하는 것만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여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해야할 동기를 갖지 못하는 것.

자, 이제 조직에는 리더의 구미에 맞는 부류만 남았다.
리더는 이때가 오기전에 R&D부서를 만들고, 불만자들을 R&D부서로 보냈어야 했다. 이제라도 R&D부서를 설치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4. 구성원들에 대한 리더의 이러한 인식이 지속되면서, 리더는 구성원에 대한 보상을 늘이지 않는다. 조직은 임금인상을 원하는 숙련자 대신 저가의 임금을 감수하는 신입을 선호한다. 그러나, 모든 숙련자가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조직을 떠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는 부류가 있다.

5. 이들은 숙련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맡은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는 대신 여가시간을 가지길 원한다. 스스로 새로운 컨텐츠를 개발하지 않을뿐만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일이 새롭게 주어지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갖는다. 이들의 무기는 축적된 경험이기 때문에 "이런 단호한 워딩은 캘리그라피로 표현하기 보다는 명조체가 낫지", "지난 대선에서 권영길 후보도 점퍼를 입을까 정장을 입을까 고민하다가 정장을 선택했단 말이지", "OO동은 재개발 예정지이기 때문에 박원순 시장에 비호감이야"라고 말한다.

아주 짧은 기간이지만, 선거라는 역동적 상황만큼이나 선거캠프 조직구성도 격동적으로 요동친다. 조직을 다스리지 못하는 리더가 선택되어서는 안된다. 그들 중 일부는 숙련된 아마추어들로 구성된 조직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페셔널과 아마추어의 차이는 퇴적된 경험의 양이 아니라,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상상력을 가지고 있는가의 여부로 평가되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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