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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9월 22일 목요일

가문의 위기 [050918]

 

" 뭔 영화가 이리 극단적이다냐? "

 

추석 연휴를 마친 아침 무가지에서 추석 기간 최고의 대박작이 가문의 위기였다는 기사를 보고 허탈감이 밀려왔다. 나 역시 대박작 만들기에 일조하고 말았다는 후회와 함께, 이 기사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극장으로 몰려갈까 하는 염려때문이다.

 

한참을 웃고 나왔는데 이 허전함은.. 산만해서였을까?
영화 말미에 아큐브 렌즈가 말썽을 부려 한쪽 렌즈를 입에 물고 영화를 본 때문일까?
그것도 이유일 수 있겠지만 영화 자체가 산만한 탓도 있다.

 

스토리의 맥을 형성하며 극 전체를 끌고나가는 리딩롤 설정에 분명 문제가 있었다.
리딩롤을 맡고 있는 신현준과 김원희 커플에게 부여된 임무가 너무 잡다했다.
김수미, 탁재훈, 정준하 등 쟁쟁한 조연들이 버티고 있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리딩롤을 맡고 있는 커플에게 스토리 전개에 필수적이 아닌 에피소드성 씬들을 빈번하게 요구한 것이 산만함의 결정적 원인이라고 본다.

 

게다가 방송가에서 내로라 하는 개인기 달인들을 모아 놓았으니 필름 분량이 만만치 않았을게다. 2시간 이내의 분량으로 재미 있는 장면들을 사정없이 때려넣고 구겨넣다 보니 편집이 엉망이다. 장면전환의 효과는 없고 시간적 순서에 따른 단순 나열식이고 보니 씬이 바뀔때마다 숨이 넘어간다..(ㅋ 쪼끔.. 오바다)


관람 포인트 :

-탁사마.. 야밤에 그가 출연하는 방송을 보기 위해 정규방송과 유선방송을 헤매며 TV채널을 잽핑한다.
-워니.. 언젠가부터 아무리 망가져도 무게감이 느껴진다. 사랑스러운 그녀
-신현준.. 코미디 속편 전문배우로 거듭나다. 이별의 아픔을 요상한 방법으로 달래는구만.
-정준호, 김효진.. 왜 나온거야? 우정출연 치고는 좀 껄쩍지근


코미디 영화를 선택시 주의할 점에 대한 교훈 :

-TV 매니아들은 방송출연이 잦은 연기자들의 영화는 피하라
-특정 영화가 TV의 연예오락 프로그램에서 노출 빈도가 많다면 과감히 채널을 돌릴줄도 알아야..
-만약 보고 싶은 영화가 속편이라면 전편의 가치를 다시 한번 꼼꼼히 따져보자

 

명대사 :

홍덕자 여사 (김수미)
: 장난감총이야,장난감총. 실탄주께쏴바. 나가나 안나가나.. 
: 내가 다들 바쁠때 태어났는게벼~언능가 다들~ 퍼뜩가~ 
: ---씹새 

김진경 (김원희)
: 어메~ 쓴거 어메~단거 뭔 커피가 이래 극단적이다냐~

장인재 (신현준)
: 무궁화 꽃이 피었습...

장경재 (임형준)
: 형님, 나으(의) 머리에도 지우개가 있는 갑소~

장석재 (탁재훈)
: 집안일은 나만 몰라 
: 으따, 뒷짐지고 만났소 
외 다수..

 

코미디 영화는 아무 생각없이 웃고 보면 그뿐이다는 말을 별 생각없이 인정해 왔는데, 꼭 그렇지만은 아닌갑다. 하다못해 떡볶이 1인분을 먹어도 품평을 늘어놓아야 재미지.. 배만 부르면 그만이라고?

어림없는 소리.. 영화를 구매한 소비자의 입장에서 당연한 권리 찾기를 관객의 까탈스러움으로 책임전가 하거나 관객의 입장에서 자책하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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