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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9월 26일 월요일

외출(spring snow) 첫번째 이야기 [050921]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는 영화 '외출'이 일본과 대만 등지에서는 폭발적인 관객동원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데에는 김인수라는 캐릭터의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것 같다.

 

한서영 : 원래 그렇게 말이 없어요?

 

인수는 원래 그렇게 말이 없을까?
자신이 처한 상황의 탓도 있겠지만 극중 인수는 누구와도 능동적으로 대화를 주도하거나 상황을 리드하지 않는다.

 

그가 한서영에게 먼저 끄집어 내는 대사는 다음의 세가지 종류로 압축된다.

 

유형1) 어떤 계절 좋아하세요? - 딱히 할 말이 없어 꺼내놓는 관심반 무관심반형 질문

 

유형2) 서영씨는요? - 상대의 질문에 대해 자신의 이야기을 짧게 건네고는 딱히 할 말이 없어 꺼내놓는 reply형 질문

 

유형3) 우리 뭐할까요? - 뭔가를 하긴 해야겠는데.. 어리숙한 배려형 질문 ; 마지막 장면에서 한서영의 "우리 어디로 가는 거에요?" 라고 물을 때도 정작 운전대를 잡고 있는 본인이 "어디로 갈까요?" 라고 되묻는다.

 

그런 그가 술에 취해 한서영의 모텔방문을 두드린다.

 

"우리 얘기 좀 해요"

 

사실 인수는 하고 싶은 얘기가 참 많다. 그러나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 상대에게 맞춰가는 자신에 더 익숙한 탓에 하고 싶은 말, 하고 싶은 일들을 선뜻 상대에게 내어놓지 못한다.

무대조명 감독이라는 인수의 직업도 이런 그의 성격과 일치한다. 무대에서의 주인공보다 더욱 빛나는 조명이어서는 안된다. 아무리 밝은 조명도 주인공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인수의 그런 성격이 대사 한마디 한마디 속에 녹아 있다.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아내, 드러난 아내의 배신, 직장에서의 내몰림, 그런 상황에서 다가오는 새로운 인연

 

감당하기 힘든, 복잡하고 뒤엉킨 상황과
단조롭고 절제된, 결코 설명적이지 않은 인수의 대사와 행동

이 둘이 맞물려 극에의 몰입은 한층 깊어진다. 관객은 인수의 대사 하나, 행동 하나에 열가지 상상력을 발휘한다.


 

허진호의 의도였을까?

욘사마 배용준의 첫 영화가 성공하기 위한 첫번째 요소는

'욘사마는 욘사마이어야 한다'이다.

 

한중(대만)일 삼국의 TV를 주름잡는 수다쟁이, 꽃미남의 자국 스타들과 달리 해외의 스타들, 특히 한류의 스타들은 과묵하고 진지하다. 몇마디 하긴 하지만 언어의 한계로 인해 내용은 단순하고 여러모로 정제되어 있다. 언론은 이들 스타들의 이야기를 번안해 다듬어진 언어로 재해석해 준다. 그렇다보니 청중은 이들 스타의 입에 귀를 기울이기 보다 가슴에 가슴을 기울인다.

 

게다가..
배용준의 코디가 참 훌륭하다.

어쩌면 저렇게도 이쁜 옷들을..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보았던 선글라스를 구했는지 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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