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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5일 토요일

about 'thehyan'

 

 

중학교 시절, 아직도 그 녀석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


원희연


학기초 처음 만났을 때부터, 우린 그 녀석을 '희안이'라고 불렀다

 

이름을 그렇게 붙이고 나니 실제로 녀석의 행동도, 생각도

 

친구들에게는 희한하게만 보이는게다

 

 

 

녀석은 그 별명이 싫었는지 어떻게든 그 별명을 누군가에게 떠넘기려 했다

 

희연이는 이 친구 저 친구에게 희한하다는 의미의 그 별명을

 

붙여보려 애썼지만

 

우리 중에 '희안이'란 별명이 가장 잘 어울리는 희연이 하나였다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

 

대학에 들어와서 예전부터 쓰던(시사 엘리트) 영어 사전을 들춰보다가

 

녀석이 사전 모서리에 선명한 빨간 글씨로

 

HIANY라고 써놓은 것을 발견하고는

 

한참을 혼자 웃었다

 

 

 

또래 집단에의 귀속욕구가 두드러지게 강했던 사춘기 그 시절엔


희한하다는 게 친구들로부터 구별되고 따돌려지는 것같아 무척 싫었었는데

 

세월이 많이 지나 세상도 다르게 보이고

 

창의적이고 이질적인 것들,

 

튀는 개성과 감각 따위가 존중받는 세상이고 보니

 

녀석이 떠넘기려 했던 희한이란 그 별명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그래서 난 결국 꽤 많은 시간이 흘러서야 녀석이 그토록 원했듯


순순히 그 별명 '희안이'를 떠안아주기로 했다

 

 

 

처음에 '희안이'는 녀석의 표기대로 HIANY라고 썼다

 

그런데 아무래도, HI~! ANY 로 의미가 왜곡된다는 지적이 있어

 

그 뒤로 내 방식대로 Hyanee 라고 표기했다

 

그러던 것이, 또 몇 년이 흘러 얼마전부터는

 

스스로 업그레이드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더 희한하다는 의미를 담아 'the hyan'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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