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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20일 일요일

주말단식의 소득 ①

 

 

식욕을 억제하면서 식욕을 치환할 다양한 욕망들을 떠올렸고

일부는 매우 만족스럽게 지속 중이다.

 

첫째, 자전거 타기가 그렇다.

지방선거가 채 끝나기 전이라 시간 내기가 쉽지 않을 듯도 싶었지만,

눈이 엄청 퍼붓던 봄날 포장마차에서 회사 대표가 해준 조언이 도움이 됐다.

"주말을 4등분 해 그 중 1/4는 운동에 투자한다"

지나고 보면, 술에 쩔어 새벽에 들어온 날 일요일 오후에도,

하루종일 뒹굴뒹굴 대던 일요일 오후에도,

또, 오후 약속을 앞둔 토요일 오전에도,

그냥 휴대폰과 지갑을 챙겨들고 모자 푹 눌러쓰고 자전거를 탔다.

 

테니스도 시작해볼까?

 

 

 

둘째, 사색

학부 정치사상사 시간에 문승익 교수님을 통해 내가 배운 것은, 정치사상이라는 학문만은 아니었다.

그는 자타공인 학문적으로 보수주의자였다.

그리고 그는 버크와 토크빌의 사상을 통해 내게 사색의 중요성을 가르쳤다.

보수주의자들이 근대 유럽을 지배할 수 있었던 기반은 양질의 교육기회와 함께 누린 그들의 사색이었다고.

그들은 학문과 사색의 균형을 통해 얻은 지식과 지혜를 활용해 사회 지배와 유지에 필요한 철학을 연역의 방법으로 설계해 냈다.

반대로, 진보의 사상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부조리한 사회현상에 대한 실증적이고 과학적인 분석과 해결책을 귀납의 방법으로 제시했다. 

 

 

3시간 이상 자전거 위에 있으면서, 특히 한강변을 달릴 때면 사색의 시간이 충분히 주어진다.

의미 있는 사색으로 그 시간을 메우기 위해 조금 더 노력이 필요하다.

 

* 퇴임하신 문교수님이 동부이촌동에서 산책하는 광경을 가끔 볼 수 있다는 후배의 말에 그의 사색이 계속되고 있음을 짐작했다.

하지만, 내뱉지 않고 행동하지 않는 그의 고결한 사고가 한편으로는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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